TRPG 로그
200502 히스클리프
ㄹㅣ노
2020. 5. 3. 03:32
세션카드 제공해주신 홍노님(@answer_is_D) 감사합니다!
KPC : 에드윈 피츠제럴드 (리노) / PC : 로렌 피츠제럴드 (24)
갓갓인장 그려주신 24님 감사합니다!
이하로는 직접적인 시나리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리노 (GM) <히스클리프>
1. 도입
내일은 당신의 결혼식 날입니다.
상대의 얼굴도 모르고 이름과 상대 집안의 명성만 익히 들어 알 뿐인 마음 없는 정략 결혼 말입니다.
이 지진한 시대의 결혼은 대체로 그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가문의 명성이 다 뭐라고. 그걸 유지하기 위해 감정을 팔아서….
그러나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저택의 모든 이들은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당신을 위한 예복과 함께 저녁에는 결혼을 축하하는 파티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다지 기쁘지 않은 일에, 당신만을 제외하고 모두가 기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형님에게 그런 사고가 있었으니까... 그래도 다행이지. 부모님도 기뻐하시는 눈치셨고. 우으, 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마찬가지로 자신감없는 목소리로 혼잣말하듯 작게 말을 내뱉습니다
한숨을 내쉬던 로렌은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너머에서 시선을 느낍니다. 문가에서 당신을 지켜보는 사람...
결혼을 기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당신을 제외하고 딱 한 사람, 결혼을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당신의 형인 에드윈입니다. 정략 결혼 소식을 접할 때부터 어두운 낯을 하고 있던 그는 여전히 조금도 기쁘지 않은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형님도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바빴던 거지? 요즘 찾아가도 얼굴 보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아서..."
형도 결혼을 내키지 않아하는걸 아는지라 어느정도표정을 살피면서 묻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이니 그런 의기소침한 얼굴을 하면 안 돼. 뭐, 내키지 않는 결혼이니... 밝게 행동하기도 어렵겠지만."


"역시 이 결혼... 무를 수는 없겠지."

"무르기는 힘들겠지. 식이 당장 내일이고... 우리 집안을 위해서 하는거니까 내키지 않아도, 그러고 싶진 않고. 내가 린튼 가로 가게 되면 형님에게도 좋은 일이잖아...?"

잠시 분주히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다가 조용히 묻습니다. "로렌, 조금 유치한 질문을 할게."
"얼굴도 모르는 결혼 상대보다, 형을 더 사랑하지?"

그런 형의 질문에 망설임 없이, "당연히 형님을 더 사랑하지... 응, 사랑해." 하며 에드윈을 살짝 끌어안습니다

"로렌, 내가 무슨 짓을 한다 해도... 나를 사랑해줄 거야?" 로렌을 가볍게 마주안아줍니다.


"하지만 늘... 너에게 좋은 형일 수는 없을 테니까. 네가 생각하는 나와, 실제의 나는 다를 수도 있고... 그래서. 혹시나 해서. 내가 너에게 좋은 형이 되지 못한다 해도... 나를 지금처럼 사랑해줄 수 있어?"

"20년이 넘는 시간을 쭉 형님과 지냈는데, 내가 아는 형님과 실제의 형님이 다를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나는 형님이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형님이 말한 상황이 닥쳐왔을 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형님을 믿어볼게." 하면서 웃습니다.

기준치: | 51/25/10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조금 낯선 형의 태도를 기이하게 여긴 로렌이지만, 에드윈이 이 상황을 퍽 고통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것밖에는 알 수 없었습니다.


"응, 나가야지..." 하고 이동합니다
두 사람이 방을 나서기 무섭게 하인들이 다가와 손님들이 아랫층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합니다.
아직 파티는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피곤해지는 기분이네요.
2 . 결혼식 전날, 파티
피츠제럴드 가 저택의 홀과 저택 앞에 펼쳐진 너른 정원에는 벌써부터 사람들이 모여 웃으며 당신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에드윈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피츠제럴드 가의 장남으로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화장을 해서 조금 가려졌다고는 하나 얼굴을 가로지른 큰 흉터 때문에 서먹해하는 사람들도 더러 보입니다.
몇몇 귀족들이 요란스럽게 떠들며 당신을 향해 다가옵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인사를 건네며 큰 소리로 말합니다.
1:족1 "오랜만일세, 로렌! 자네가 어렸을 때부터 영특하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린튼 가와 결혼을 하다니, 이건 정말 경사로군!”
귀족2: “그 집안은 예로부터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었다고 아주 유명하지 않았나. 피츠제럴드 가도 앞으로 일이 잘 풀리겠어!”

있는 대로 아는 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양반들, 도통 만나본 기억이 없습니다. 잘 나가는 것 같으니 일부러 친하게 구는 거겠죠.
주위를 둘러보면 초대된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서 손님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아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봅니다. 모르는사람들의 인사들... 너무힘들다..! 형은 손님맞이하고있어서 부르러갈수도없다..! 아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 괜찮을지도...
주변 사람들의 대화를 듣기 위해서는 듣기 롤을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로렌은 가까운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귀부인들의 대화를 우연히 듣습니다.
귀부인1: “그러고보니 린튼 가에서 근래에 실종자들이 늘어났다며?”
귀부인2: “결혼식 날짜가 발표된 이후에 계속 그렇다더라고. 무슨 마가 껴서, 이 경사스러울 때에…”
귀부인1: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지. 그도 그럴게 결혼이잖아."
그렇게 좋은 내용은 아닌듯 하네요..

귀부인들에게... 다가가서 물어볼 수 있나요? 결혼 당사자이니까 피하려나...
물어보세요! 오히려 주인공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할 것 같네요!

"안녕하세요,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지나가다가 결혼식 날짜 이후 발생한... 린튼가 근방 실종에 대해서 말씀하시는걸 듣게 되어서요. 혹시 어떤 내용인지 여쭈어도 괜찮을까요? 아! 일부러 들은 건 아닙니다. 정말로요... 폐가 됐으면 죄송합니다." 아와와와...
귀부인들은 로렌의 등장에 조금 놀란 얼굴입니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조금 무례하다고 핀잔 한 마디쯤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로렌은 오늘의 주인공이니까요! 심지어 미인! 귀부인들은 선뜻 자신들이 아는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귀부인1: 어머, 로렌. 결혼 축하해요. 좋은 날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했네요...

귀부인2: "린튼 가는 왕족과도 줄이 이어져 있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명예도 부도 거머쥔 가문이지만.. 조금 수상한 구석도 있긴 하거든요."
귀부인1: "가문 구성원조차 전부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요. 오늘도 몇 분이나 오셨는지 모르겠네..."

귀부인2: "들리는 소문으로는 일족 중에 조금 미친..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서 비밀로 부친다는 말도 있어요."
귀부인1: "아이 참, 이 이야기를 할 게 아니었지. 실종자... 요새 린튼 가 사람들 중에 갑자기 자취를 감추는 사람들이 늘었대요. 원인도 모르고, 누구 짓인지도 모른다네요."
귀부인2: "그냥 갑자기 없어졌다는 거예요! 로렌도 린튼 가의 일원이 될 테니.. 조심해요. 그냥 소문이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잖아요."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지만… 확실히 소름끼치는 이상한 소문이네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밤 모쪼록 편안히 즐기다 가시면 좋겠어요."라고 해사하게 웃으며, 이렇게 하면 된다고 했던가… 인사차원에서 두 귀부인의 장갑 낀 손 위에 가볍게 감사를 담은 입맞춤을 하고 자리를 떠납니다. 정확히 어째야 하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잘 한걸까?
그밖에 더 신경이 쓰이거나... 둘러볼만한게 있을까요?
귀부인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등 뒤로 하고 한숨 돌리려 하기 무섭게 로렌을 알아본 몇 사람이 웃으며 다가옵니다.
이번에는 또 뭐라고 인사하려는 셈일까요..

조용한 곳으로 가고 싶지만 결혼식의 주인공인 당신을 놔줄 생각은 없나 봅니다.
대인 기능 성공시, 사람들을 돌려보낼 수 있습니다.

무자각미인계
매혹으로 굴려보세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저런, 당신의 미인계가 다른 방향으로 먹혀든 것 같습니다.. 린튼 가의 일원이 될 당신에게 얼굴 도장을 찍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쉽게 비켜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로렌이 난처해하는 것을 멀리서 발견했는지 에드윈이 다가옵니다.

인파를 가르고 와서 로렌의 옆에 섭니다. 옆으로 빠지자. 눈치를 줍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이 나이 되고도 스스로 뭘 못하는데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들기도합니다. 아까 못잡았던 형의 팔을 살짝 잡아 끌어 다른곳으로 이동할 수 있나요?
이동할 수 있습니다.
로렌은 에드윈의 팔을 살짝 잡아 끌며 인기척이 비교적 적은 정원 쪽으로 향하려 했습니다.
그러던 중, 홀 안에 있는 한 무리의 인파를 발견합니다.
아마 결혼 상대인 린튼 가의 사람들인 것 같네요.
로렌의 시선을 따라 린튼 가 사람들을 발견한 에드윈은 눈에 띄게 적대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전에 사고로 인해 얼굴에 상처를 입었을 때, 그에게 면박을 주며 파혼을 통보했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파혼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에드윈은 이렇게까지 그들을 적대시하거나 기꺼워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잡고있던 제 형의 팔에 힘이 들어간것이 느껴지자 형의 안색을 살핍니다. 그 끝에도 본인이 아까 보던 린튼가의 사람들이 있는걸 보고 이렇게까지 형님이 그들을 싫어했던가. 뭔가 일이 있었다면... 그들이 우리를 못 봤더라면 예의가 아니지만 지금 당장 인사드리지 말고 자리를 피할까. 여러 생각들을 합니다.
"린튼 가의 사람들이네... 지금은 인사하지 말고, 자리를 옮길까? 조금 피곤하기도 해서..."

"정원으로 잠깐 나가자. 사람들이 여기보다는 적을 거야."

두 사람은 같이 정원으로 나갑니다.
사람들을 피해 정원으로 나오자 에드윈은 기분이 한결 가벼워진 기색입니다.
로렌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기쁜 모양입니다.
시간은 밤 9시.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무수히 빛나는 별들과 휘영청 뜬 보름달이 선명히 보입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일어난지도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로렌의 옆에 앉아서 왁자지껄한 홀 쪽을 바라봅니다.

"그러게. 얼마 안 남았네... 마음편히 형님과 이럴 수 있는것도. 집을 떠나는 것도... 그러고보면, 아까 이상한 얘기를 들었어."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데?"


"너는 괜찮을 거야. 응. 아무 일 없겠지."
"네게 어떤 나쁜 일도 오지 않도록 내가... 꼭 지켜줄게."

아무일 없을거라고, 꼭 지켜줄거라는 말에 진심이 느껴져 형이 너무 좋고, 고마워서 대충 눈을 또록 굴려 주위에 아무도 없는걸 확인하고 마찬가지로 장난스럽게 형의 뺨에 쪽하고 입을 맞추고 웃습니다. 귀부인에게 했던것처럼요.
"결혼하는건 나인데, 형님이 더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아. 무슨 일 없길 바라야지. 그래도 그런 말 해줘서, 항상 안심이 돼."

"로렌, 그..."
몇 번 입술을 달싹이다 손을 풀고 일어납니다.
마침 홀에서 들려오는 음악도 바뀌는 것 같네요.
달빛을 등지고 서 있던 에드윈이 잠시 망설이다, 당신을 향해 손을 내밉니다. 명백한 춤 신청입니다.


자신에게 춤을 신청하는 형, 에드윈의 손을 잡고 활짝 웃습니다. 그러곤 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여인처럼 연기하듯, 답을 건네며 일어납니다.
"네, 기꺼이요."
응하는 마음은 거짓이 아니지만요.

"내가 여러 번 가르쳐줬잖아. 어느 쪽 스텝이든."


"귀족 영애들은 리드할 줄 모르는 남자는 매력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에드윈을 향해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춤을 이어나가면서, 상대인 형을 요리조리 바라봅니다. 형님도, 얼굴에 비록 흉터가 나버렸지만 정말 잘 생겼단 말이지...
기준치: | 80/40/16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에드윈을 요리조리 살펴보던 로렌은, 옷으로 가려진 목 부분에 희미한 상처가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러고 보니 팔뚝에도... 예전에 사고로 입은 상처가 아닌 새로운 상처들이 늘었네요.


에드윈은 멋쩍게 웃습니다. "걱정 끼쳐서 미안해."

두 사람이 한 곡 춤을 추고 나자 익숙한 얼굴의 집사가 두 사람을 부릅니다.
시간도 늦었으니, 린튼 가 사람들이 돌아가기 전에 얼굴이라도 잠시 비추라는 말을 전하고 돌아갑니다.
린튼 가 이야기가 나오자 에드윈의 얼굴이 조금 어두워집니다.

파티는 슬슬 끝물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이 밤이 지나면 당신은 결혼식에 참여하게 되겠지요.
이 사실은 당신도, 이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도, 에드윈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혼자라도 다녀오겠다는 말에 에드윈이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그래도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집안을 위해서라도… 형님을 위해서라도. 어차피 우리 둘 중 한 명은 갔어야 했는걸... 결혼하지 말라고 해도."

"부모님도, 가문도, 다 조금 미뤄두고... 나를 선택해주면 안 될까."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그는 요지부동입니다. 로렌을 난처하게 만들려고 작정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동안 참고 있던 걸까요. 자신도 이렇게 떠나가는 것이 섭섭했지만, 형이 이렇게까지 아쉬워하고,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는지는 몰랐던지라... 그런 절박한 형을 보니 괜히 눈가에 눈물이 울컥 맺히네요.
"나도 가고싶진 않지만... 내 의사가 아닌걸.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없는걸... 형도 그랬을거고, 형이 다쳤을때도 내가 그랬고.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거라고 생각해... 나는."

"...그래. 애매하게 말하면 서로 오해할 뿐이지. 내가 너를 이렇게 간절히 붙잡는 이유도, 네 결혼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것도."
"그러니까... 네가 오해하지 않도록 지금, 확실하게 말할게. 널 사랑해. 로렌 피츠제럴드. 나는 철이 들었다고 표현할 만한 나이 이후로 너를 동생으로써만 사랑한 적이 없어."
"...이런 말을 듣고도, 너는 나를 사랑한다고 할 수 있겠어? 더 이상 네게 좋은 형이 되어줄 수 없다고 해도."
천천히 고백하는 얼굴이 일그러져 있습니다.

생각해본적 없던 말들에, 고통스러워보이는 형의 얼굴에... 어떤반응을 보여야할지 혼란스러워 손이 잡힌 채로 굳어 쭈뼛쭈뼛 서있습니다...
"사실은 조금 충격이라 내가 어떻게... 얘기해야될지 모르겠는데... 나도 누가 제일 좋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형이라고 얘기할정도로 형님을 너무 좋아하긴 해. 형님이 방금 말한것과는 아마 다르겠지만..."
"그래서 나는 형님이 어떤 사람이든 아끼고 사랑해.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 단지 형님에게... 내가 어떻게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어서…… 그래도, 그래도..."
살짝 눈을 맞췄다가. 고개를 푹 숙이고 얘기합니다. 거절도 긍정도 아닙니다. 생각해본적 없는 문제니까요.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했다면 형이지만 그게 연애감정은 아니었던 것 같으니까요... 애초에 로렌에 있어서는 연애감정이 뭔지도 잘 모르겠고요.
"그래도 내가 결혼에 대해서, 선택할 수 없다는건 형님도 잘 알잖아..."


에드윈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가 놓으며 로렌의 팔을 놓습니다.
"아냐. 내가 미안해. 이런 이야기를... 결혼식 전날에 하면 안 되는 거였어. 그냥... 평생 몰랐어도 될 이야기인데..."
에드윈은 황급히 로렌과 거리를 두며 등을 돌립니다.
"린튼 가 사람들에게 인사하러 가. 나는.. 먼저 돌아갈게. 오늘 밤에 있었던 일은 잊어버려. 하등 쓸모없는 말뿐이니까."
에드윈은 다 못 들은 걸로 해달라는 말을 끝으로 황급히 사라집니다. 도망치는 것과 흡사합니다.

절박하게, 동생인 제게 사랑을 고하는 모습을 어느 그 누가 잊을 수 있을까요. 아마 앞으로도 계속 생각나게 되겠지요. 일반적으로, 다른사람이라면... 다른 집안의 형제중에서도 이런 일이 있다면 물어보기라도 할텐데...
이성도 아닌, 동성인 형에게 들은것인데도, 현대 사회에서는 일반적이지 않은 형태의 사랑임에도. 로렌의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형이었던지라 그런 고백에 본인이 같은 감정이 들었든, 아니든... 마냥 싫은것도 아니라 본인도 복잡미묘한 감정이 듭니다.
얼굴을 건드려보니 뺨에 물기가 있는걸 보니 감정이 북받친 것 같습니다. 이런 꼴로 인사를 드리면 린튼 가에서 뭐라고 하실지 잘 모르겠네요. 앞으로도 잊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지금 잠깐, 잠깐이라도 잊고... 결혼 갈 상대, 린튼가를 만나러 가야겠지요. 화장실에서 대충 정리한 뒤 린튼가를 만나러갑니다
조금 심란한 마음을 안고 저택의 홀로 향하면, 린튼 가 사람들이 몇 명 모여 있습니다.
린튼 가 사람들이 모인 곳에 다가가면 그들은 반갑게 로렌을 맞이합니다.
하퍼 린튼: "이게 누구야, 우리 사위 될 사람 아니야!"
아나벨라 린튼: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 이미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 총명하고 아름답게 생겼군요.”

살짝 고개를 숙이며, 형식상의 인사를 건넵니다
인사를 건네며 린튼 가 사람들을 자세히 살피면, 대부분 눈동자가 흐리다는 정보를 얻습니다.
어째서인지 눈 밑이 거뭇하고 대다수 낯빛이 창백합니다. 햇빛을 오래 보지 않은 사람처럼. 혹은 잠을 오래 자지 못한 사람들처럼.

뭔가 더 관찰할 수 있나요?
로렌이 린튼 가 사람들을 관찰하려고 하면, 그들은 로렌의 배우자 될 사람을 부릅니다.
그렇게 나타난, 처음 마주하는 결혼 상대는 로렌보다 머리 하나쯤 작은 여인입니다.
곱게 차려입은 드레스가 무릎께에서 나풀거리고, 큰 리본으로 고정한 머리카락도 부드러워 보입니다. 정중하게 인사하는 모습에서 귀족 영애라는 티가 납니다.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올리며 인사하는 영애의 얼굴에는 자연스러운 미소가 떠올라 있습니다.


하퍼 린튼: "이제 파티도 끝물인데, 곧 부부 될 사람끼리 춤이라도 한 번 춰야지 않겠어!"
하퍼 린튼의 한 마디에 모든 이가 결혼식의 주인공인 두 사람을 쳐다봅니다.


모든 이들의 주목 속에서 배우자 될 사람과 춤을 춥니다. 미끄러지듯, 물 흐르듯 부드러운 몸짓은 그가 오랫동안 교양을 배워온 사람임을 증명합니다.
사람들의 웃음과 박수 소리. 모두가 이 순간을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한 사람만 제외하고.
먼저 들어가겠다고 말하며 도망쳤던 에드윈이 사람들 틈에 섞여 저택 한 구석에서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멀리 있어서 표정이 정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얼굴에 새겨진 큰 흉터를 보면 그가 에드윈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당신과 테일러 린튼을 빤히 응시하고 있습니다. 마치 감시라도 하듯이.
에드윈을 발견한 찰나, 음악에 섞여 테일러 린튼의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속삭임과 함께 내비치는 미소는 어딘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습니다.

하는 말의 저의를 모르겠습니다. 관리? 저희 쪽은 달갑지 않다..?
수상쩍은 말에 괜히, 괜히 아까 들은 소문같은것들도 머리에 맴돕니다.

타이밍 좋게 춤이 끝납니다. 정중히 인사한 미래의 배우자는 곧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갑니다.
당장 내일 부부가 될 사이인데 이 이상 함께 시간을 보낼 생각이 없는 듯합니다.
마지막 곡을 연주하겠다는 지휘자의 말이 들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파티의 끝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사람들 틈에 섞여 있던 에드윈은 어느새 어디론가 가버린 듯 보이지 않습니다.
심란함을 안은 밤이 지나갑니다. 이제 곧 당신은 식장에 가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에드윈은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한 걸까요. 우리는 서로를 형제로써 존중해왔잖아요. 분명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3 . 결혼식 당일, 아침
결국, 아무것도 변함없는 아침이 왔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온 집안의 사람들이 분주합니다.
당신을 향유로 씻기고 몸단장을 해주는 시종들 사이로 이상하게도 에드윈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가족들은 연달아 당신의 방을 방문해 결혼을 축하한다 말하고, 인사를 합니다.
축하라. 이게 축하 받을 일이던가요.

식장으로 향하는 길목은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여전히 에드윈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전날 밤 그런 말을 했대도, 이 결혼이 달갑지 않다 해도 인사는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발걸음을 옮기면서, 마음은 여전히 착잡합니다.
그런데 도착한 식장, 린튼 가의 대저택의 분위기는 입구에서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하게 풍기는 기이한 서늘함. 어디선가 나는 미미한 시큼한 냄새에 기시감이 듭니다.
이상할 정도로 차가운 분위기 속, 누군가의 시선을 느낀 것도 같습니다.
결혼식을 할 곳인데 이렇게 장례식장 같을 일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조용히 발을 들여 내부를 살펴보면 홀 쪽이 소란스러움을 깨닫습니다.
듣기 기능을 사용하여 소란스러움의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로렌은 기이한 소란스러움의 원인을 알고자 귀를 기울였으나 분주히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발소리만 들었을 뿐입니다.
사람들은 안쪽 방에 모여 있는 것 같네요.

소란스러운 장소로 다가가면 어제 파티장에서 만났던 아나벨라 린튼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남편, 하퍼 린튼 또한 넋이 나간 기색입니다.
분명 오늘은 좋은 날일 텐데,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당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제 마주한 당신의 예비 배우자. 테일러 린튼의 시체입니다.

이성 체크해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결혼할 상대라곤 해도 면식이 없던 사람인지라 상대적으로 충격은 덜 받은 것 같기도
결혼식 날 약혼자의 시체를 보게 된 것은 조금 충격적이지만.. 딱히 그에게 감정은 없었습니다. 이성 감소 없습니다.
경찰들이 분주하게 현장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문가에 서 있는 로렌을 보자 그가 누구인지 알아차리고 동정의 시선을 건넵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결혼식 날 배우자를 잃은 안타까운 사람이죠, 당신은.
물어보세요!

경찰은 경찰모를 살짝 들어올리며 힘이 들어간 문장을 내뱉습니다.
경찰: “사인은 총살입니다. 두 시간 전, 부엌에서 일하던 메이드들이 총 소리를 듣고 뛰어왔을 때 이미 목숨이 끊어진 상태였다더군요.”
“총살이니 빼도 박도 못하고 살인 사건이라 할 수밖에요.”
“경사로운 날 이런 일을 겪게 되심에 진심으로 유감을 표합니다.”

경찰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사정청취를 하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이 틈에.. 살인 현장을 둘러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비록 경찰과 린튼 가의 사람들이 있지만 갑자기 배우자를 잃은 새 가족이 충격에 점철된 낯으로 현장을 조금 살핀다 하여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겁니다.

린튼의 시체, 열려 있는 창문, 카펫, 장식장 정도를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총살당한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채입니다. 눈도 채 감지 못한 채로 얼굴 절반이 피투성이입니다.
확실히 죽이려고 했는지 정확히 머리를 쏜 모양입니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합니다.
린튼의 시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가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불길한예감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손에 쥐고있는걸 빼봐도 괜찮을까요?
시체를 건드리는 건 주변 사람들 몰래 해야 할 것 같네요... 은밀행동 판정해주세요.

기준치: | 40/20/8 |
굴림: | 46 |
판정결과: | 실패 |
앗차~
몰래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빼내려 하던 로렌을 경찰이 발견합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여기서 잘못하면, 수상한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겠어요.
대인 기능(매혹, 말재주 등) 판정해주세요.

무자각미인계간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실 패
도짓코다
무자각 미인계가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대놓고 하려고 하면 안 먹힌다는 뜻입니다.

외모 판정 성공시 넘어가드리겠습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우수에 찬 눈빛과 햇볕에 부서지는 밀빛 머리카락... 누가 봐도 슬픔에 찬 약혼자의 모습입니다.
경관은 다시 사정청취로 돌아갑니다.
로렌은 그 틈에 린튼이 쥐고 있던 것을 빼내는데 성공합니다.
구겨진 종이입니다.
구겨진 종이를 펼칠 경우 거미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마주합니다.
이건 도대체 뭘까요? 난데없이 왜 거미?

자연 기능으로 무슨거미인지 알아볼수있나요 필요없을까요
거기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

시체에서는 이 이상 단서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른 쪽을 살펴볼까요.

창문 근처에는 운 좋게도 경찰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게 조심해서 살피면... 창가에 구두 자국이 남아 있는 것이 보입니다.
크기는 성인 남성의 발 크기 정도네요.
…어쩐지 익숙한 크기입니다. 저 신발 자국도요.

눈에 익은 그 구두 자국에 불안한 생각이 스멀스멀 머리를 타고 올라옵니다. 아닐 거야...
관찰을 해본다면 다른 단서가 더 있을까요? 없다면 카펫을 보고싶습니다. 구두 자국이라...
카펫을 살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카펫은 핏자국으로 너덜너덜합니다. 카펫 위에는 여러 사람들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습니다.
딱 봐도 비싼 재질의 카펫 같은데. 관리도 어려울 것이 피로 적셔지다니 세탁하려면 꽤 난감하겠네요.
조금 더 자세히 보려면 관찰 롤 굴려주세요.

기준치: | 80/40/16 |
굴림: | 6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로렌은 카펫 위에 떨어진 탄피를 발견합니다. 매그넘 계열. 리볼버에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딱 봐도 이게 불쌍한 피해자를 죽인 무기겠죠.

탄피와 어지러운 발자국 외에 발견할 수 있는게 없다면 장식장을 둘러보고 싶어요! 안에 뭐가 있나요?
응접실 한 편에 서 있는 장식장은 한쪽 문이 미미하게 열려 있습니다.
열린 틈 바로 앞에 놓인 것은 린튼 가의 가족 사진들이 모인 액자, 입니다만…
뭘까요? 유독 큰 액자 안의 사진이 빠져 있습니다. 누군가 억지로 빼간 느낌입니다.

로렌이 주변을 둘러보고 있자니, 경찰이 다가옵니다.
꽤 심각한 얼굴입니다. 이 망한 결혼식 날 당신을 집에 귀가시키기 위해 하인들이 분주해지는 가운데 코앞에 도달한 경찰이 신중하게 묻습니다.
경찰: "에드윈 피츠제럴드를 아시겠지요. 당신의 친형이니까요."

경찰: "에드윈이 오늘 하루 종일 보이지 않았다면서요? 이 결혼식을 대놓고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하더군요.”

경찰: "린튼 가의 정원사가 1층 응접실을 빠져나가는 사람을 보았다고 하길래 자세한 인상착의를 들었습니다. 얼굴에 흉터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용의 선상에 있는 사람들 중에 그렇게 눈에 띌 만한 흉터를 가진 사람은 에드윈 뿐인 것 같아서 말입니다. 혹시 오늘 그가 오늘 아침에 어디에 있었는지 아십니까?”

경찰: "저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증거로군요. 감사합니다." 탄피를 받아듭니다.
에드윈이 유력한 용의자 중 하나인 것은 확실합니다. 경찰들은 로렌의 증언을 듣고 난 후, 피츠제럴드 저택까지 동행하겠다고 말합니다.
아마 에드윈을 찾기 위해서겠죠.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확실한 사실은 이 결혼은 이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입니다.
살인 현장에 오늘의 주인공이 더 머무를 이유는 없습니다. 행복하고 아름다워야 할 날이 피로 얼룩짐에 모든 이들이 슬퍼합니다.
로렌도 슬퍼할까요?

본인도 위로를 받아야할 처지지만, 친자식을 잃은 하퍼린튼과 아나벨라 린튼은 오죽할까요. 유감스럽다는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러 갈 수 있을까요.
귀가하는 마차가 준비되는 가운데, 테일러 린튼의 부모님 되는 사람들이 망연히 앉아 있다 당신을 응시하는 게 느껴집니다.
그들은 하루 아침에 자식을 잃었으니 슬픔도 크겠죠.

로렌이 형식상의 애도를 건네도, 그들은 로렌을 빤히 바라볼 뿐 입을 열지 않습니다. 그 태도는 다소 기형적이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들의 집요한 시선을 등 뒤로 하고 린튼 가의 저택을 나서는 순간, 어디선가 강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시선이 느껴지는 장소는 린튼 가 저택 한구석에 있는 풀숲 속입니다.

관찰 굴려주세요!

기준치: | 80/40/16 |
굴림: | 1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뭔가..뭔가있음
로렌은 풀숲 속에서 하얗고 벌레처럼 생긴 무언가가 당신을 빤히 응시하다가 빠르게 기어서 사라지는 것을 발견합니다.
대체 뭘까요...

당신이 꺼림칙함과 의문을 짊어지고 있는 동안, 집으로 가는 마차가 도착합니다.
4 . 그날 저녁
피츠제럴드 가의 저택으로 돌아오자 저택은 그야말로 난리입니다.
당연하죠. 어떻게 성사된 정략결혼인데, 아니, 결혼은 둘째 치고 사람이 죽었으니까요.
로렌은 머리가 조금 복잡합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에드윈이 미심쩍은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당장 경찰이 한 말만 봐도 말이에요.
에드윈과 닮은 사람이겠거니 하려 해도 여러모로 불안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설마, 에드윈이? 그렇게 극단적인 성격이었나? 로렌의 기억 속의 에드윈은 살인 같은 끔찍한 짓을 저지를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표정이 썩 좋지 않은 로렌을 본 시종들이 방에 들어가서 잠시 쉬라고 권합니다. 에드윈은 아직 행방을 모른다고 하네요.

뒤숭숭한 마음으로 방에서 잠시 쉬고 있자면 창밖에서 에드윈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시종들과 가족들이 뛰어나가 도대체 여태까지 어디 있었냐며 소란을 떨고 있습니다.


에드윈은 저택 입구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상황이 의아한 눈치입니다.
그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로렌이 창 너머로 에드윈을 쳐다보면, 그가 피곤해 보인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하루종일 어디에 가 있었던 걸까요.
문득 창문 너머로 에드윈과 눈이 마주친 듯합니다. 당신을 보고 희미한 미소를 짓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에드윈은 예전에도 종종 속을 알 수 없는 얼굴을 할 때가 있었지만 오늘은 더더욱 속을 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에드윈이 있는 1층으로 내려가면 사람들에게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그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침부터 시내에 책을 사러 나갔다고 합니다. 서점의 위치는 린튼 가 저택과 정반대에 있고요.
책과 영수증까지 꺼내서 보여줍니다.

경찰이 서점에 전화를 하자 서점 주인은 아침에 에드윈을 닮은 남자가 들렀다 갔다고 증언을 해줍니다.
그의 말대로 얼굴을 가로지르는 흉터를 가진 남자는 기억에 남은 듯합니다.
증인까지 내세우자 의심스러운 낯을 하고 입구를 지키던 경찰들도 결국 수긍하곤 철수합니다.
그럼 그렇죠. 에드윈이 사람을 죽일 리 없잖아요. 단지 당신이 결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경찰들을 배웅하고 저택으로 들어온 에드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고요한 미소를 내비칩니다.

"...내가 여기 있다는 이유는 왜인지는 형님도, 이렇게 해명하고 있는 걸 보니 모르진 않을 것 같고... 정말 형님이 한 게 아닌거지? 형님을 의심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

에드윈은 부드럽게 웃을 뿐입니다. 평상시에 자주 보았던 그 표정입니다. 언제나와 같이. 그 눈빛은, 당신을 깊이 사랑하는 사람의 것입니다.
"결혼식이 그렇게 될 줄은 몰랐어. 어제 그런 말을 하고 나서,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도... 서로 불편하잖아."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던 에드윈이 주변을 둘러보고는 방으로 가자고 손짓합니다. 아무래도 어젯밤에 대해 이야기하기엔 조금 보는 눈이 많으니까요.

로렌은 작게 끄덕이고는 에드윈의 손짓을 따라갑니다
두 사람은 로렌의 방으로 들어옵니다.

"솔직하게 축하해주기 어려워서, 경사로운 날 축하해주지 못하게 되어 정말 미안하지만 참석하지 않을 생각으로 아침부터 일찍 집을 비웠던 거야. 미안해.”
에드윈이 고개를 숙이며 슬쩍 시선을 피합니다.

심리학을 굴려보세요.

기준치: | 51/25/10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로렌은 에드윈의 의중을 살펴보려 하지만, 그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단 하나만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는 결혼이 무산된 것을 조금도 안타까워하지 않습니다. 입으로는 유감이라 했지만, 조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마치 이 모든 게 당연하다는 듯이.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듯한 낯빛입니다.

"이해해. …말뿐일지도 모르겠지만."
"참석하지 않아서 솔직히, 아쉽긴 했지만 결국 결혼은 무산됐으니까... 형님이 바라던대로 됐네. 나는 결국 결혼을 안하게 되고… 아마 나에게도 결혼식날 약혼자가 죽었네 하며 꼬리표가 붙어다닐지도."
짧게 숨을 끊고 얘기를 이어갑니다. "처음에는... 처음 식장에 갔을 때는 형님이라고 생각했어. 사실 지금도 이런 형님을 보면서 조금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라...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하다니 나도 퍽 나쁜 사람이지?"

"너의 결혼을 반대하던 사람이, 하필 아침부터 행방을 감췄고,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봤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쓴웃음을 짓습니다.
"게다가 너를 사랑한다고 고백한 사람이 결혼 상대를 죽인 용의 선상에 오르면...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심하겠지. 너는 나쁘지 않아."
가볍게 한숨을 내쉽니다.
"차라도 한 잔 마시면 기분이 나아질 거야. 한 잔 가져올게."

에드윈의 얘기를 들으며 침묵을 이어가다가, 차를 가져온다고 하는 에드윈의 말에 짧게 답합니다. 평소같으면 꼭 안기라도 했을텐데. 어제의 그 일 때문에... 그러는것마저 안될 짓을 하는 것 같아 손을 멈춰 얌전히 있습니다.

조금 어색한 분위기를 박차고 나간 에드윈의 짐이 바닥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침에 들고 나갔던 가방을 아직 가지고 있었네요.
어차피 곧 오겠지만, 에드윈의 가방에서 신문이 삐죽 튀어나온 게 보입니다.

별도의 판정 없이 꺼내서 읽을 수 있습니다.

신문을 꺼내보면 1면부터 린튼 가와 피츠제럴드 가의 결혼 소식이 떡하니 실려 있습니다.
린튼 가는 내로라 하는 명문가이고, 피츠제럴드 가도 일단은 귀족 가문이니까요. 이제 내일 신문에는 테일러 린튼의 부고 사실이 실리겠죠.
신문을 좀 더 자세히 보려고 하면, 자료 조사 판정이 필요하겠네요.

기준치: | 75/37/15 |
굴림: | 6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다른 뉴스가 없는지 뒤적거리던 에드윈은 4p에 사망, 실종자 명단이 적혀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명단을 보면 꺼림칙한 기분이 듭니다.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로렌이 신문을 가방에 도로 넣어놓기 무섭게 에드윈이 찻주전자와 찻잔 두 개가 놓인 쟁반을 들고 옵니다.
로렌이 가방을 열어봤는지,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로렌에게만 눈길을 줍니다.

쟁반을 내려놓고 한 잔 따라서 로렌에게 건넵니다.


"아침부터 꽃단장하고 나갔는데, 보여줄 일이 없어서 아쉬웠겠다. 너는 별 일 없었지?"

"응, 다행이지. ...다행이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것 같지만. 다행히 오는길에 해코지는 안 당했네..."

"내일 린튼 가 사람들이 방문한다고 하더라. 취소된 결혼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있대."


"너도 이만 쉬어.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아. 걱정된다." 바닥에 놓아둔 가방을 집어들어 한쪽 어깨에 맵니다.
로렌을 향해 다정하게 손을 흔들어주는 것은 변함없이 좋은 형의 얼굴입니다. 잠시 허공을 응시하던 에드윈이 툭 중얼거립니다. "잘 된 거야. 다."

다정하게 손을 흔들어주는 형을 보며 웃다가, 마지막 중얼거림을 듣고는 마찬가지로 작게 말합니다. "응... 이게 잘 된... 일이면.. 좋겠네. ..."
에드윈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훌쩍 방을 나갑니다. 밤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로렌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석연찮음을 안은 채로 잠을 청했을 겁니다.
하지만 마음이 복잡한 탓이었을까요, 새벽이 깊어도 쉽게 잠들지 못합니다.

잠을 설치던 로렌은 문득 문틈으로 빛이 들어왔다 사라지는 것을 발견합니다.

잠이 안오기도 하니 대충 실내화를 신고 나가봅니다
복도로 나가면 복도 끝에 위치한 에드윈의 방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문이 조금 열려 있네요. 여태 안 자고 있는 걸까요?

에드윈의 방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은 없습니다. 문틈 사이로 슬쩍 들여다보면 안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물건이 어지럽게 바닥에 흩어져 있을 뿐입니다.

"나 들어갈게…?" 하며 방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주인 없는 방에 예의상 허락을 구하고 들어가보면, 잡동사니들이 널브러진 것을 발견합니다.
늦은 밤까지 뭘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리는 좀 하자고 말해야 할 대목일까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펼쳐진 수첩입니다.

자세히 살피면 에드윈의 자필로 이름들이 쭉 적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전부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익숙합니다.
지능 판정해주세요.

기준치: | 75/37/15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음.. 이름들이네.


기준치: | 75/37/15 |
굴림: | 3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에드윈은 이 수첩에 적힌 이름이 왜 익숙한지 알았습니다.
이 이름들, 아까 신문에서 봤던 실종, 사망자들의 이름과 일치하네요.

수첩앞뒤나 다른페이지에도 마찬가지인가요?
로렌이 페이지를 계속 넘기자 가장 마지막 부분에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익숙한 이름을 발견합니다.
테일러 린튼.

날짜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이름만 적혀 있습니다.

로렌이 애써 긍정적인 해석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찰나 발치에 무언가 걸립니다.
리볼버의 탄피입니다. 침대 밑에서 굴러온 것 같네요.
석연찮은 감정이 가시질 않습니다. 하지만, 에드윈이 없는데 멋대로 방을 뒤져도 되는 걸까요?

지능 어려운 성공 이상시 확인 가능합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로렌은 탄피를 자세히 살펴봤지만, 알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의 삶은 총기와 거리가 멀었으니까요. 어쩔 수 없죠.

침대 밑에서 굴러온 것 같으니 침대밑을 봐도 괜찮나요? 봐도 괜찮나??
침대 밑을 확인할 경우, 관찰 판정이 필요합니다.

침대 밑은 어두우니까요. 관찰로 판정합니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떠듬..떠듬..
로렌은 침대 밑에서 노트 한 권을 발견합니다.
관찰 판정 극단적 성공이니 내용도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노트를 펼쳐보면 6이라는 숫자가 하나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거미 그림.
이건 분명 테일러 린튼의 시체가 쥐고 있던 쪽지 속 그림과 동일한 문양입니다.
그 옆에 적힌 글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거래자

이 이상의 내용은 없습니다.
로렌이 노트를 붙잡고 낯선 정보들을 짜집기 하고 있자니, 문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노트 베개밑에 못숨기나
로렌이 노트를 침대 밑에 도로 쑤셔넣습니다.
허둥지둥 물건들을 제자리에 두고 있자니 에드윈이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방 안에 들어온 에드윈은 로렌을 보고 놀란 얼굴입니다.


"형님은 이 시간에 어딜..." 하고 쳐다봅니다
로렌이 에드윈을 쳐다봅니다. 그는 잠옷 차림입니다. 어깨를 덮은 반팔 밑으로 드러난 팔에는...
온갖 상처가 가득합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 싶을 만큼 깊은 흉터들입니다. 실수로 넘어지거나 긁힌 정도로는 생기지 않을 흉터들입니다.


"로렌. 아무리 너라고 해도, 주인이 없는 방에 말없이 들어오는 건 곤란해."
"승마 연습을 하다 다친 상처라고 했잖아."

"...그, 거짓말하는 건 좋은 게 아니니까... 형님이 쓴 노트랑 수첩도 어쩌다가 봐버렸거든. 형님이 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멋대로 들어온것도, 본 것도 미안..."

에드윈은 눈에 띄게 당황한 얼굴로 바닥에 흩어진 물건과 로렌을 번갈아 보다가 로렌의 팔을 붙잡습니다.
"미안. 오늘은 같이 잘 수 없겠다. 이만 나가줘."


이만 돌아가서 잘까요. 밤이 깊었어요.

바보바보야~~ 그렇게 매정하게 닫힌 방문을 등지고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찰푸닥 엎어집니다
5 . 둘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간에 아침은 옵니다. 아침부터 집안이 분주하면서도 침잠한 이유는 어제의 살인 사건 때문이겠죠.
오늘은 린튼 가의 사람들이 오기로 했습니다. 두 집안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함입니다.
피츠제럴드 가의 분위기는 썩 좋지 못합니다. 좋을 수 있을 리가요. 가문의 위상을 위해 잡은 정략결혼인데 하필이면 이런 식으로…….
물론 자식의 혼사가 망쳐졌다는 사실이 더해져 더더욱 초상 난 분위기일 겁니다.
린튼 가 사람들이 오기 전까지 부엌, 휴게실, 뒷마당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시종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불상사가 있었다 해도 산 사람들은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맛있는 냄새가 만연합니다.
메이드들은 로렌이 온 줄도 모르고 저들끼리 은밀한 이야기를 하듯이 속닥속닥 떠들고 있습니다.
자세한 대화를 엿듣기 위해서는 듣기 판정이 필요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요리를 만드는 소리에 묻혀 로렌은 불분명한 대화를 엿듣습니다.
메이드1: “린튼 가 사람들이… …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잖아? 그런데 …에 따르면 이번에 죽은 테일러 린튼 씨가 마지막 ……였다더라.”
메이드2: “그럼 뭐야? 그 부부만 ……거야?”

메이드3: “글쎄, 아직 일가친척이 몇 …긴 했다는데 전부 ……면 대가 ……는 거겠지…….”

글쎄요. 대체 무슨 대화일까요. 린튼 가에 대한 이야기인 것은 확실하네요.
로렌이 맥락이 끊긴 대화를 생각하며 서 있으니 그의 인기척을 눈치챈 메이드들이 공손히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갓 구운 빵 한 덩어리를 건네주네요.

마당으로 갈까요. 가는 김에 잠깐 휴게실에서 쉬었다가 갈까. 하는 생각을 하며 휴게실로 향합니다
휴게실은 고요합니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만 간촐하게 되어 있을 뿐입니다.
탁자와 벽난로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탁자를 보면 손님 수에 맞게 놓인 찻잔들이 있습니다. 손님용은 두 개.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신문이 놓여 있습니다.
오늘 자 신문이네요. 신문을 살필 경우, 1면에 테일러 린튼 살인 사건이 보도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겠죠.
용의자를 몇 명 추렸으나 모두 알리바이가 있어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드는 중이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문득 로렌은 한 이름을 떠올립니다. 에드윈 피츠제럴드. 아직 의심이 덜 걷힌 걸까요.

신문을 다시 접어 제자리에 올려둡니다. 정말로 형일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겠네요. 영 석연치 않은 걸 방에서 봐버렸으니까요.
신문을 제자리에 두고 벽난로도 살펴볼게요
벽난로 안에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방금 막 장작을 넣었는지 타닥타닥, 잘도 탑니다.
…응? 문득 벽난로 안쪽에 타다 만 종이 조각이 있음을 깨닫습니다.

종이를 집는다고 말해주시면 됩니다.

로렌이 벽난로 앞에 놓여 있던 집게를 이용해 종이 조각을 꺼내면 기묘한 글자들이 일부 적혀있습니다.
<아이호트의 거래>, <숙주에 관하여> …이게 다 뭘까요?
이성 판정입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게 뭐지..."
영문을 모를 구절입니다. 모르는 것은 어떻게도 느껴지지 않죠. 이성 감소 없습니다.
종이를 더 자세히 읽어보자 몇 가지 띄엄띄엄 적힌 단어만 겨우 읽습니다.
…전염을 통한… 지배…….
…그리고 그 아래에 그려진 거미 그림…. 테일러 린튼이 쥐고 있던 쪽지에 그려져 있던, 그 거미 그림입니다.

"병과 관련된 건가?..." 쉬러 온거였는데 신경쓰이는 걸 봐버려서... 머릿속에서 어떻게 정리가 안 되고 복잡하네요. 저 거미 그림은 테일러 린튼에게서도, 형이 가지고있던 노트에서도 봤고... 대체 무엇일까요? 저게 원인은 아닐까?
종이가 타서 읽히지 않으니 좀 신경이 쓰입니다. 주위에 뭐가 더 없는지 대충 살펴본 뒤 없다면 이동하고싶습니다~ ㅠㅠ!
아침부터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벽난로를 지나쳐 정원으로 향하려던 로렌의 눈에 카펫 아래에 끼어 있는 종이 한 장이 들어옵니다.
어디 책에서 뜯어온 듯한 귀퉁이가 울퉁불퉁한 종이입니다.
주워서 내용을 살펴보면 암호처럼 기묘한 문장이 적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읽을 수 있는 부분을 읽어보면, 전부 지역명입니다.
A에서 B로 이동. B에서 C로 이동. 최종적으로 D에 머무름...
가장 마지막에 적힌 글자는 명백한 암호라, 확실하게 읽기 어렵습니다.
암호를 해독하려면 교육 판정이 필요합니다.

하고 해독을 시도해봅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그럼그렇지!
"몰라
~"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한참 종이를 들여다보고 있던 로렌은 실수로 종이를 찢고 맙니다.
이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을 것 같네요.

로렌은 찢어진 종이를 가지고 정원으로 향합니다.
정원에는 에드윈이 서 있습니다. 꽃을 구경하고 있는 것 같네요.

로렌을 보고도 잠잠한 낯빛입니다.


그는 어제의 당황한 표정은 연상도 되지 않을 만큼 평온한 얼굴로 웃습니다.

"그건 아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결혼식 전날부터 기분이... 어딘가 안좋아보인다는 느낌을 받았어서.... 오늘도 좀 괜찮아보여서 다행이야. 조금 있으면 린튼 가의 사람들이 온다나봐... "

그는 눈앞에 심어진 꽃들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자식을 잃으셨잖아. 뭐라도 마음의 위안이 되면 좋을 것 같아서. 이 꽃 예쁘지 않아?"
평이하고 부드러운 음성과 낮게 가라앉은 시선에서는 결혼식 전날까지 린튼 가 사람들을 향해 느껴지던 적개심을 느낄 수 없습니다.


"잠시만... 이리 와." 작게 손짓합니다.


"이 꽃 이름... 에리카래. 히스라고도 한다던데. 정원사가 알려줬어."


문득 재밌는 게 떠올랐다는 듯이 말을 덧붙입니다.
"꽃말이 뭔지 알아? 고독이래. 안 어울리지. 고독해서 이렇게 꽃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걸까."
(네이버에 에리카 꽃을 검색하세요)




"사실 누가 봐도, 형제라고밖에 생각 안 하겠지만.."



형님은 요즘은 정말..이상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걸요. 여러 정황이 에드윈을 가리키는것만 같지만 가족이니까 믿어주고싶은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귓가가 붉어진걸 보고 저도 모르게 실실 웃음이 터져나옵니다. 이렇게 한결같은 형인걸요.
귓가가 빨개져서 자신을 보고 웃는 형이 퍽 재밌는지 한참을 웃다가, 형에게 묻습니다.
"결혼식 전날에 형님이 얘기해줬던거 말인데…… 정말 나를 사랑해?"

"어느 쪽이든, 나는 너를 사랑해왔어."
이미 고백해버린 마음, 두 번 말한다고 해서 부끄러울 것도 없습니다. 담담하게 말합니다.


"...못 들은 척, 해달라고 했잖아. 잊어달라고... 했는데. 네가 말하는 사랑과, 내가 전한 사랑은 다르다고 해서. 형제로써 함께 하기 위해 잊어달라고 한 거야. 나는."
"그런데 너는... 아무렇지 않게 내게 선을 넘어달라고 하는 거야? 너는... 형제끼리 키스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내가... 아무 사심 없이 내게 잘 자라고 인사하는 것처럼 태연하게 키스할 수 있다고... 믿고 있어? 나를?"
말을 맺는 목소리가 조금 떨립니다.

린튼 가와 깨끗하게 관계 정리가 된 이후에 어차피 자신에게는 불길한 꼬리표가 따라다니게 될 것이다. 범인이 잡히지 않는다면 거의 확실하게 그러겠지. 그와 결혼하면 죽는다던지, 등의 얘기 같은 것이 말이다.
자신이 내뱉은 키스하자는 말에는 책에서 봤던 호기심도 있었지만… 자신이 형에게 주는 사랑과 형이 자신에게 주는 사랑은 같은 사랑이고, 아주 사소한 차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더 컸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취미를 즐기긴 했지만 딱히 연애감정도 가져본적 없고, 연애감정은 아니겠지만, 가장 가까운 감정을 꼽는다면 역시 형에게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로렌은 무어라 정의를 할 수 없었기에, 형에게 말한 것이다. 굳이... 굳이 키스를 하게 된다면. 기왕이면 얼굴도 모르는 어느 집안의 여인보다 좋아하는 사람과 하는 편이 더 로맨틱하니까. 아마 그것이 더 기분이 좋을 것이고...
─까지 생각에 미치자, 먼저 키스를 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로렌 자신인데도…
팔짱을 낀 팔에 로렌이 살짝 무게를 싣어 풀자 중심이 기울어져 풀밭에 에드윈이 누운 모양새가 되고, 그 위로 비추는 햇빛을 등지고 로렌이 에드윈에게 다시금 요청합니다.
"나는 괜찮은데… 형님이 하는 게 형님에게 있어서 문제라면. 내가 하면…… 안 돼?"


에드윈은 제 위에 반쯤 올라탄 로렌을 보고 주변을 한 번 살핍니다. 아무도 없을 것을 알지만.. 혹시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자신은 이미 이상한 사람이 되었지만, 동생은 아직 그렇지 않으니까요.
사실 이런 날을 조금은 바랐을 텐데, 로렌이 제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을... 무수히도 많이 상상해왔는데, 막상 그 순간이 닥치니... "내가 하든, 네가 하든... 문제야. 우린, 형, 형제잖아."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에드윈은 로렌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가볍게 붙잡습니다.
"하지만, 형제를 오랫동안 사랑해왔던 나는.. 진작 제정신은 아니었던 거지. 그렇게 생각하자. 너도... 내 광기에 물들어버린 거야." 로렌의 머리카락을 끌어당겨 조금 고개를 숙이게 만들고 가볍게 입술을 맞부딪혔다 뗍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 가령 린튼 가의 그 아가씨라던가. 그런 사람과 처음으로 키스한 게 아니라 형이랑 해서 솔직히 말하자면 기뻐. 책에서는 두근두근하다고 했는데… 정말로 두근두근하네. ..." 얼굴이 약간 발그레해져서 배시시 웃습니다. 광기에 물들다니요. 그럴리가요. 이렇게 제정신인데...
"너무 갑자기 그랬지, 미안해. 형님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정말로… 하고싶어져서.. 왜일까? 역시 좋아해서 그런걸까... 아직도 가슴이 뛰니까... 응. 이런 기분이구나. 고마워, 사랑해."

"로렌." 에드윈은 멀끔하게 서 있는 로렌을 한 번 와락 껴안고 떨어집니다. "사랑해. 내 동생. 늘 네가 행복해지길, 내가 널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랐어."
로렌을 말없이 바라보는 에드윈의 눈에 어린 애정은 늘 깊었으나, 지금의 그의 눈에 어린 애정은 맹목과도 닮은 느낌입니다.
"너에게 꼭 해야 할 말이 있어."

표정에서, 눈에서 느껴지는 깊은 애정에... 어떠한 사명이 있는 것만같은 단호한 어조에. 약간은 행복한 감정을 느끼며 되묻습니다.

"내 방 침대 밑에 여분의 권총이 있어. …내가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그걸 들고 날 만나러 와줘."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을 텐데.. 의중을 묻는 당신에게 에드윈은 더더욱 의미 모를 문장들만 전달할 뿐입니다.


"최근 상태가 안좋았던것도, 상처들도..."

로렌이 에드윈을 쫓아가려고 하기도 전에, 바깥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로렌을 발견한 집사가 린튼 가의 손님들이 도착해서 가족들이 먼저 응대할 테니 잠시 방에 가 있어도 된다고 이릅니다.

게요
그렇게 로렌이 방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탕, 요란한 총소리가 저택을 울립니다.
소리의 근원지는 현관입니다.

현관으로 향하면 그곳에는 피가 묻은 에리카 꽃다발을 든 에드윈이 서 있습니다.
그의 주변에 서 있는 모든 이들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악에 물든 낯으로 에드윈을 응시합니다.
에드윈의 손을 보면, 리볼버가 쥐여져 있고, 그리고…….
바닥에는 린튼 부부가 쓰러진 채로 피를 흘리며 싸늘하게 식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성 판정입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로렌, 사실 믿어주고 싶다고, 아니라고 생각해왔지만... 계속 석연찮게 생각해왔잖아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당황스러웠지만, 사실... 어느 정도 예상했는지도 모릅니다. 이성 1 감소.

기준치: | 70/35/14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앗 실수)

석연찮게 생각해왔다 한들, 이럴 수는.. 이럴 수는 없습니다. 아연실색하여 다가가려합니다. 정말로 형이 그런건지. 보면 알지만, 누구라도 알만큼 명확하지만 그래도...적어도 왜 그랬는지라도.
에드윈이 로렌을 응시합니다. 피가 튄 얼굴에 미소가 걸려 있습니다. 어쩐지 이 참상이 익숙한 얼굴이지만 웃는 낯에는 슬픔이 번져 있습니다.
모두가 말을 잃고 서 있는 가운데, 그가 입을 열어 소리 없이 발음한 건 당신의 이름입니다.
로렌. 사랑하는 내 동생. 이제 얼마 안 남았어.
이상하게도 그의 입모양을 선명히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야 에드윈은 늘 당신의 이름을 불렀고, 사랑한다고 말했으니까요.

의미를 모를 말을 곱씹고 있자면, 누군가 날카롭게 외칩니다. 살인자! 살인자야!
집사들이 뛰쳐나가 에드윈을 제압하고 그의 손에서 총을 뺏어듭니다. 경찰에 신고하는 분주한 사람들 틈에서 에드윈은 단 한 번도 반항하지 않고 순순히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 혼란스러운 상태에서도 오로지 당신만을 바라보는 그 눈은 여전히 평온하지만 조금 간절해 보입니다.
에드윈의 손에서 추락한 꽃다발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에 무참히 짓밟힙니다. 고개를 떨어뜨린 에드윈의 어깨 너머로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에드윈을 구속하고 끌고 나가는 과정이 슬로우 모션처럼 펼쳐집니다….
등을 돌려 저택을 나서기 전 문득 눈을 마주친 에드윈이 입을 벙긋거립니다.
권총.
마침내 에드윈은 경찰에 연행되어 완전히 시야에서 벗어납니다. 당신은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 남겨져 있습니다.

머리가 어질합니다.
나간 자리를 아연히 쳐다보다, 대체, 대체 왜? 왜 이런 짓을? 명단에 있던 사람들도 전부... 전부, 형님이?
어렴풋이 추론했던 것보다, 실제로 사실을 목도한 것은 생각보다 충격이 컸습니다. 권총. 입모양은 분명 권총이라고 말했지요. 정원에서 말한 것은 이유가 있겠지요. 혼란한 정신을 붙잡고 형의 방 침대 밑에서 말한 것을 찾습니다
에드윈의 침대 밑에는 권총과, 상자가 놓여 있습니다.
상자에는 다이얼이 있는 자물쇠가 걸려 있습니다. 한 글자의 숫자를 입력하도록 되어 있네요.

6을 돌리면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상자가 열립니다.
상자 안에는 돌돌 말린 양피지가 놓여 있습니다. 꽤나 낡았고, 예사 종이가 아닌 것 같습니다.
종이를 펼치면 <시간을 돌리는 주문>이 적혀 있습니다.
자신에게 주문을 건 술자가 타인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 시간이 특정 시점(최대 한 달 전)으로 돌아간다.
술자가 죽인 이들은 돌아가는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 되살아나지 않고 죽은 존재가 된다.
시간을 돌리는 과정에서 얻은 상처 또한 그대로 육체에 보존된다.
고로 타살이 아닌 자살을 할 경우, 술자 또한 시간을 돌리지 못하고 사망에 이른다.
왜... 이런 것을 에드윈이 가지고 있는 걸까요?
이성 판정입니다.

기준치: | 69/34/13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형님 왜..왜이런짓을!
이성 1 감소합니다.
로렌은 <시간을 돌리는 주문>을 습득합니다.
에드윈은 그동안 뭘 한 걸까요. 조금 감이 잡힐 것 같기도 합니다.
문득, 로렌은 에드윈이 남긴 말을 다시 떠올립니다.
'총을 가지고 왔으면 꼭 쏴야 해. 너에게는 잔인한 일을 시키게 되겠지만….'

뭘..뭘 더해야하지 권총을 들고 혼란스러운채로 형을 찾아갑니다?? 말잘듣는 착한아이??ㅠㅠ
로렌은 유치장으로 에드윈을 찾아갑니다. 만나러 가야죠. 물어볼 것이 있잖아요.
7 . 유치장
로렌은 에드윈이 구금되어 있는 곳으로 향합니다.
로렌이 피해자인 린튼 가의 영애와 결혼할 예정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경찰들은 면회를 허락합니다.
철창 너머에 앉아있는 에드윈은 그저 웃고 있습니다.

저택에 있을 때처럼 평온한 어투입니다.

"권총을 꺼내면서 양피지를 봤어. 비현실적이라서 솔직히 안 믿기지만… 그걸… 그 주문같은걸 쓴거야?"
"그래서, 그런 식으로 린튼 가의 사람들을… 죽인거고? 대체 어째서..."

"시간을 돌린 이유는 단순해. 린튼 가 사람들을 모두 죽이기 위해서야. 네가 들은... 린튼 가에서 일어나는 실종 사건은 다 내가 죽인 사람들이야."
"죽인 후에 시간을 돌리면, 그 사람들은 그냥 갑자기 사라진 사람이 되고 마니까. 그렇게 소문이 났나 보네."
그렇게 말하는 에드윈은 고개를 숙인 상태입니다. 표정을 볼 수는 없지만 그 목소리에 깃든 건… 죄책감? 고통? 혹은 후련함? 시원한 복수심? 혹은 그 모든 것?
마침내 고개를 든 에드윈의 얼굴은 조금 일그러져 있습니다. 복잡한 감정이 얼룩진 얼굴로 에드윈이 묻습니다.

"나는 살인마야. 많은 사람을 죽였고, 죽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지. 이런 나라도... 아직 사랑할 수 있겠어?"
"내 마지막 순간에, 곁에 있어달라고 하면…, 함께 해줄 거야?”

"사랑해. 사랑하지만. 마지막순간까지 곁에 있어달라 하는건…… 권총을 가져와달라고 한건. 내게... 내가, 형님을."
"..." 품 안의 총을 만지작거리다가, 울 것 같은 표정을 짓습니다. 어떻게 내가.

"너를 위해서…, 라고 말한다면 겉만 번지르르한 말이겠지. 너를 위한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만 결국 나를 위해서야. 내가…, 세상 그 누구보다 너를 사랑하니까. 아버지도, 어머니도, 나보다 너를 사랑하진 않을 거야.”
"그래서, 그랬어. 사랑해서... 네가 불행한 결혼에 얽매이길 바라지 않았어."
제 동생이 이런 잔인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님을 알면서도, 떨리는 목소리로 잔인한 부탁을 합니다.
“이게 마지막이야. 나를 죽여줘. 부탁해.”
못내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말도 안 됩니다. 다정할 수가 있다니….

무어라 얘기를 하면 더 고통스럽기만 할 것 같아서, 입이 바짝바짝 말라가서... 그런 에드윈의 말을 듣고 침묵을 이어갑니다. 비현실적인 양피지에 적힌대로, 사실이라면... 내게 죽임을 당해서 시간이 되돌아가 과거로 가 정말 형을 만날 수 있는 것이라도... 사람을 죽이는 일이잖아요. 해본적도, 앞으로도 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만약 진짜가 아니라면? 그래도 나는, 내가 형에게 할 수 있는 건...
제 품 안에 손을 넣고 리볼버를 잡습니다. 약실에 찬 탄환의 무게인지, 손에 힘이 안들어가서 그런건지 알 수는 없지만 리볼버의 무게가 더욱 무겁게 느껴집니다. 자신을 죽여달라고 하는 형이라니. ... 쉽게 죽일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래도, 그래도... 시간이 되돌아간다면. 그 하나만 믿고. 형이 한 행동을 믿고. 리볼버를 고쳐잡고 형의 머리를 향해 총구를 향합니다. 이럴 때 무어라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미안해? ...모르겠습니다.

“고마워, 로렌. 나는 죽어야 한다면 너에게 죽고 싶었어.”
에드윈이 눈을 감습니다. 기꺼운 표정입니다. 이 순간이 너무나 익숙한 표정이네요.

로렌은 방아쇠를 당깁니다
로렌이 꺼낸 권총에 놀란 경찰들이 뛰어와 그를 제압하려 했으나 이미 늦었습니다. 당신은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탕, 소리와 함께 그대로 총알이 에드윈의 심장을 관통하고…….
마지막으로 본 얼굴은 은은하게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째깍.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림과 함께 시야가 암전합니다.
8 . 돌아온 시간
로렌은 밝은 햇살이 들어오는 방 침대에서 눈을 떴습니다.
달력을 살피면 오늘은 결혼식 한 달 전입니다. 불운한 사고로 에드윈에게 온 혼담이 무산된 후, 로렌과의 혼담이 성립된 그 날입니다.
정말 시간이 돌아갔습니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온 것입니다.
잠깐, 에드윈은 어디 있죠?
에드윈의 방으로 뛰어가면 낯선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정하게 깔린 이불과 텅 빈 방 안. 에드윈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모든 짐이 사라져 있습니다.

완전히 사용 안하는 빈 방처럼 되어있는건가요
에드윈의 방 내부를 자세히 관찰하려면, 관찰 롤 굴려주세요.

기준치: | 80/40/16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게 무슨...형은 어디로... ..."
에드윈의 방은 마치 사용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처럼 정돈되어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책상 서랍 하나가 아주 조금 열려 있습니다.
서랍 내부를 보면 익숙한 거미 그림이 그려진 공책이 있습니다.

별도의 자료 조사 판정 없이 공책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 아이호트의 일족이 지배한 숙주 명단 ]
[ 숙주의 근원지인 린튼 가문원 명단 ]
지능 판정 해주세요.

기준치: | 75/37/15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로렌은 아이호트의 일족 명단과 신문에 실려 있던 실종, 사망자의 명단, 에드윈의 수첩에 적혀 있던 이름이 전부 일치함을 깨닫습니다.
다음 페이지를 펼치면 거미 그림과 함께 ‘숙주’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아이호트의 일족’이라는 작은 거미를 닮은 생명체가 인간의 몸을 차지하여 ‘숙주’로 삼는다는 내용.

숙주를 늘려 마침내 저들의 신을 이 땅에 모시려 한다는 모독적인 이야기.
그들의 다음 숙주로 점지된 이는...
로렌 피츠제럴드, 당신입니다.
이성 판정해주세요.

기준치: | 68/34/13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 1d4 만큼 감소합니다.

rolling 1d4
()
2
2
68->66
린튼 가 사람들은, 모독적인 신을 믿는 이들의 숙주였습니다.
그들이 피츠제럴드 가에게 정략결혼을 청한 것도, 가족을 늘려 숙주로 삼기 위함이었겠지요.
그 사실은 당신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을 겁니다.

주문이 사실인 판에 이 내용이 거짓일리가요.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혼란스러운 머리로 마저 수첩을 읽으면 에드윈의 글씨체로 휘갈겨진 문장이 보입니다.
내가 지켜줘야 해.
에드윈은 여러 번의 죽음을 대가로 시간을 돌려, 린튼 가의 일족을 차례차례 죽여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아마 지금도, 그 일을 위해 어딘가로 떠난 거겠죠.

(더 볼 수 있는게 없으면 나갈게요..! ㅠㅠ)
로렌이 에드윈의 흔적을 찾기 위해 방을 나서면 메이드가 그를 스쳐 지나갑니다.
메이드는 에드윈의 방에서 나오는 당신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합니다.
메이드: "에드윈 도련님이라면 방금 떠나셨는데, 도련님께 인사하시고 가지 않던가요?"
어디로 갔는지 아느냐고 물으면, 물으면 메이드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투로 이리 답할 뿐입니다.
메이드: “마지막으로 남은 일이 있다고 하셨어요. 그 말만 남기시고 아침 일찍 짐을 챙겨서 저택을 나가셨습니다.”
지능 판정해주세요.

기준치: | 75/37/15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로렌은 벽난로 근처에서 발견했던 종이를 떠올립니다. 자세히 읽을 수는 없었지만... 무언가의 이동경로, 거취를 기록한 듯했죠.

어쩌면 그건, 에드윈이 린튼 가 일원의 거취를 조사해둔 메모가 아니었을까요?
로렌이 기억을 되짚으며 종이의 내용을 떠올리고 있던 중, 메이드가 당신에게 편지를 내밉니다.
메이드: “아, 맞다. 에드윈 도련님께서 로렌 도련님께 이걸 전해 달라고 말씀하셨어요.”
편지에는 간결한 문장이 몇 개 적혀 있습니다.
안녕, 로렌. 잠시 네 곁을 떠나게 되었지만.. 금방 올게.
반드시 네 곁으로 돌아올 테니까 걱정 마.
참 염치없는 생각이지만 마지막에 혼자 있고 싶지는 않거든.
지금 네가 이 편지를 읽으며 무슨 생각을 할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순간에, 내 곁에 있어 줄 수 있어? 그럴 수 있겠니?
내겐 늘 네가 필요했거든. 나는 너만 있으면 좋았어. 꽤 오래 전부터.
사랑해. 내 동생.

형의 무모함이 너무 바보같고, 괜히 죄스러워 집니다. 덜컥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옵니다. 형을, 형님을 찾아야 돼... 쫓아가야 돼. 내게도 형님이 필요하단 말이야.
편지를 받고, 벽난로 근처에 (내가 찢어먹었었지만) 무언가의 장소가 적힌 종이가 있었다는걸... 기억해내고... 휴게실로 내려갑니다.
그걸 보고... 따라갈 수 있는걸까요? ㅠ_ㅠ
시간이 돌아온 여파로, 종이는 찢어지기 전의 상태입니다. 다행이네요.
지능 판정해주세요.

기준치: | 75/37/15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에드윈이 남긴 메모를 열심히 읽은 로렌은, 린튼 가 일족이 최종적으로 머문 곳이 이 근방에서 멀지 않은 호텔임을 알아차립니다.
분명, 지금 쫓아간다면 아주 늦진 않을 겁니다.

로렌은 기차를 타고 호텔로 향합니다.

기차를 잡으려 하는 당신을 누군가 만류했을지도 모르나, 그런 게 중요하던가요.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모르는 형을 찾는 게 중요하겠죠.
기차를 타고 호텔 근처 역까지 도착한 로렌은 바로 호텔로 향합니다. 호텔 로비로 발을 내디디면 에드윈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대인 기능을 이용해 정보를 얻어야 할 것 같네요.

"저기, 말씀좀 여쭙겠습니다... 혹시 얼굴에 커다란 흉터가 있는...음, 이름은 에드윈 피츠제럴드라고 하는데요. 제 형인데 돌연 사라져서... 이 호텔에 대한 정보가 방에 남겨져있었어서 그런데, 아시는 바가 있으실까요?"
하고... 얼굴로
외모 판정해주세요.

기준치: | 85/42/17 |
굴림: | 7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에드윈의 간절한 얼굴은 파괴력이 강했습니다. 이 눈빛을 보면, 누구라도 간절히 형을 찾고 있는 사람으로 보일 거예요.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 없어요.
호텔 직원은 아, 그러고 보니... 하고 말을 더듬으며 이야기를 꺼냅니다.
얼굴에 큰 흉터가 있으신 신사분이 오늘 체크인 하셨어요.
"그 분도 린튼 가 사람들을 찾았던 기억이 나네요. 유독 바깥에 자주 나다니시던데. 근래 밖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지라 다들 외출을 꺼리는 마당에 왜 굳이 위험한 행동을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조금 더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할 것 같은데... 이 호텔을 전부 다 뒤질 시간은 없으니까요.

"오늘 식의 날짜가 확정되어서요. 만나러 왔을지도 모르겠네요. ...혹시 여쭙는게 실례가 아니라면... 어디에 묵고 계시는지 여쭈어도 괜찮을까요? 저도 얘기에 함께해야할 것 같아서요."
호텔 직원들은 로렌의 말을 듣고 조금 어리둥절해합니다. 이야기의 진위를 파악하려는 듯하네요. 그러던 중 옆에서 직원들끼리 대화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린튼 가 사람들이야! 또 룸서비스를 시켰대! 9층으로 직행하는 엘리베이터라도 만들어야 될 판이야. 무슨 매일 룸서비스를 이렇게..."

어쩌다 직원들이 얘기한건 같이 들렸겠죠? 그 얘기를 듣고 9층에 머무르고 계신거냐고... 물어는 볼 것 같네요 아니라고해도 가볼거지만 (...)
호텔 직원들은 섣불리 대답해주지 않습니다. 그야, 직원들이 투숙객에 대해 많이 이야기해주면 어느 사람이 여기 묵으려고 하겠어요.
9층으로 가볼까요. 아마, 거긴 소란스러울 거예요. 에드윈이 뭘 할지 알고 있잖아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에 발을 딛기 무섭게 탕, 하는 총성이 들립니다.
조금 익숙해졌나요?
로렌이 총성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고개를 두리번거리자 901호실 문이 열리고 에드윈이 걸어 나오는 것이 보입니다.

로렌을 발견한 에드윈은 매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편지는 봤지만, 덜컥…… 다시 못 만날까봐 두려워져서……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왔네."
사람을 죽이는 것도, 자신을 위해 했답니다. 이유는 터무니없이 오컬트적, 또는 사이비에 가까운 종교와 비슷한 내용이었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형제는 자신을 위해 스스로의 손을 더럽히고 삶을 망가뜨리고 있었으니까요. "……사람들이 오기 전에 내려갈까?"

"가자. 총성을 들었으니 사람들이 올 거야."

두 사람이 한참 계단을 내려갑니다. 로렌의 앞을 달리고 있는 에드윈은 이전보다 상처가 늘어나 있습니다.
어디서 얻은 건지 모를 거즈와 반창고까지 붙인 피곤한 얼굴은 더 많은 살인을 지나왔음을 알립니다.



"이해 못할지도 몰라. 내가 왜 이렇게, 너를 위해 나를 다 버려가며 이런 일을 벌였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
"미안해 하지 마. 네가 슬퍼하는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 나는... 요 며칠 네 마음을 아프게 할 일만 하는구나."
계단을 내려간 두 사람은 인파에 섞여 기차역까지 향합니다.
"이제 다 끝났어. 집에 갈까?" 기차역에 선 에드윈의 등이 평소보다 조금 작아 보입니다.

다가가 에드윈의 손을 톡톡 건드리더니 꼭잡습니다. "응, 돌아가자..."
두 사람은 집으로 가는 기차에 오릅니다.
기차 안에서 로렌의 옆자리에 앉아 곤히 잠든 에드윈은 살인마라고 믿을 수 없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가려도 소용없다고 생각한 건지 옷 너머로 보이는 상처들과, 살해를 거듭하며 굳은살이 잔뜩 박힌 손이 그가 반복해온 시간을 말해줍니다.

에드윈은 역에 도착하고 나서야 잠에서 깹니다. 어느새 창 밖에는 밤이 찾아왔습니다.

기분 좋은 얼굴로 로렌을 돌아봅니다.
"집으로 가자. 오늘 밤은 너랑 쭉, 함께 있고 싶어."

"응, 그러자. ...나도 그러고 싶어."
두 사람은 집으로 향합니다. 정원에는 꽃이 예쁘게 피어 있고, 결혼식 전날의 왁자지껄함이 거짓말인 것처럼 조용합니다.

저택의 문턱을 넘어온 에드윈은 선뜻 로렌의 손을 붙잡고 그를 정원으로 이끕니다.
달빛 아래 에리카 꽃무리에 섞인 에드윈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지치고 상처가 가득합니다.

그는 걷는 것도 힘에 부쳤는지 벤치에 앉습니다. 이젠 일어설 기운도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문득 달빛 아래 비춰지는 에드윈이 흐릿하게 느껴집니다.
아니, 느껴지는 게 아닙니다. 흐릿합니다.

"형님, 몸이……"

"그러고 보니 설명을 다 안 했네. 나는... 곧 사라질 거야."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했잖아."


"일곱 번 시간을 돌리는 대가로, 내 존재를 바쳐야 했어. 이번이 마지막 회차야. 다행히... 내게 주어진 시간 안에 계획을 완수할 수 있었어."
"이제 아이호트 일족의 숙주는 전부 사라졌으니 숙주가 번식한 수단도 없어졌고, 널 노릴 사람들도 없겠지."


떨리는 목소리에 차츰 물기가 섞입니다.


자신을 끌어안는 로렌을 떨리는 손으로 마주 안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 걸 그랬어. 네게... 더 큰 짐을 얹어주고 만 거야. 나는..."


"결국 너에게 사람을 죽이게 했고, ...너를 슬프게 했고... 나는..."
에드윈의 목소리가 잔뜩 떨리기 시작합니다. 미안, 미안해... 떨리는 목소리가 연신 미안하다고 되뇌입니다.

잔뜩 울음섞인목소리로 자신이 무어라 말하는지도 모르는 말들을 연신 내뱉습니다.
에드윈이 저에게 했던 온갖 말들이 스쳐지나갑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에는 네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순순히 자신에게 죽음을 받아들이던 순간이 지금 이 순간과 오버랩되어 보여 고통스럽습니다. 다시 돌아오면 다야, 다냐고! 약간 책망하는것과도, 자책하는것과도 비슷한 어조로 얘기하다 다시 감정이 북받쳐올라 와앙 울음을 쏟고맙니다. 이렇게 다시 이별할거라고 누가 생각을 했을까요.
다 알고도, 알고 있었으면서도 한 마디 없이 이별의 고통을 주려 하다니요……너무 갑작스럽잖아요.
형에 비하면 자신의 고통은 비할 바가 아니겠지요. 그렇지만, 그렇지만 자신이 겪었던 모든 비현실적인 일들 사이에서 가장... 가장 고통스럽고 비현실적인게 지금 이 순간 외에 뭐가 있을까요. 리볼버를 들고 형을 쏘았을 때는, 다시 만나리라는 확신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정말로 이별이잖아요.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잖아요. 너무합니다. 이렇게 이별하게 된 것이, 명백히 형의 잘못은 아니라는 것이 더 자신을 괴롭게합니다. 차라리 형의 잘못이기라도 했으면 형이라도 원망했을텐데. 형도 결국은 나와 못지않게 괴로울 것이고……

로렌에게 마음을 전한 것도, 뭐라도 하지 않고 이대로 사라지기엔 조금 억울해서였습니다. 마음이라도 한 번 전하고 가고 싶어서. 어차피 우리는 맺어질 수 없을 테니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허심탄회하게 말해보고 싶어서. 충동적으로 저지른 일이었는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말하지 않았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정은 이제 의미가 없고, 나 자신보다 사랑하여 행복하길 바랐던 동생이 엉망진창으로 우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그냥... 그날 밤처럼 계속 나를 거절했어야지. 키스 같은 건 하지 말았어야지. 그냥... 형제라는 울타리 안에서... 그렇게 있었어야지..."
"내가 욕심 부려서, 그래서 그래. 내가 다 잘못했어. 너를 너무 사랑해서... 너를 욕심내서."


"로렌. 나를... 사랑하지?"


울면서 더듬더듬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로렌이 안타깝고, 애틋해서 숨이 막힙니다. 정말 이젠 시간이 남지 않았는데... 애끓는 마음을 대변하듯 로렌의 정수리에 입술을 비빕니다.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내 부탁 더 들어줘. 네가 사랑하는, 너를 사랑하는 내 부탁이야."
"...너도 이제 시간을 돌리는 주문을 쓸 수 있을 거야. 주문에 대해 알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나를 살리겠다고, 그 주문을 쓰는 것만은 하지 말아줘."
"네가 고난 없는 삶을 살길 바란 나의 시간을... 헛되게 하지 말아줘. 알겠지."

바싹 끌어안은 팔이 눈에 들어오고, 그의 팔에 난 갖은 상처들을 보고... 에드윈이 혼자 짊어진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하고. 로렌은 에드윈에게 그러겠노라고 말합니다.
"응, 그럴게. 미안해, 사랑해, 사랑해..." 어떤 의미의 사랑해인지는 저 자신도 알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의미든, 로렌은 에드윈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것만큼은 진실이니. 저를 사랑해주는 형을 사랑한다고 하며. 팔에 힘을 주어 더 꽉 끌어안습니다.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면서요.
"사랑해, 에드윈 형..."
품에 안겨 엉엉 울다가, 정말, 정말로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엉망진창이 된 얼굴로 제 형을 바라보며 자신의 애정을 고합니다.

에드윈이 제 품에 안긴 로렌을 살짝 떼어냅니다. 힘이 빠진 두 손으로 그의 양뺨을 붙잡고, 몸을 숙여 그의 입술에 가볍게 입맞춥니다.
"미안해. 마지막이니까... 키스하고 싶었어. 이기적인 형이라... 미안."
점차 흐릿하게, 투명해지는 얼굴이 미소짓고 있습니다.
달빛 아래 당신을 하염없이 애틋한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던 에드윈은 어느 순간 목소리를 잃었습니다.
사랑해, 내 동생. 하고 중얼거리던 목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뺨에 닿는 손의 감촉이 점점 옅어지고, 둘밖에 없는 정원에 바람이 붑니다.
달빛을 받은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고, 점차 흐릿해지는 몸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워질 때.
문득 로렌은, 이 풍경이 견디기 어려울 만큼 눈부시게 느껴져 눈을 감습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제 앞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마치 거기에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형체조차 남아 있지 않습니다.
원래 이맘때 바람이 이렇게 세게 불었던가요. 풍경을 메우는 꽃잎이 그저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만큼 서글프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종국에는 쓰라린 이별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에리카 꽃의 꽃말이 고독이라 했던가요.
지금 이 순간 고독한 건 누구일까요.
End 2. 히스클리프